한 번 찍힌 피크가 1년치 기본요금을 붙든다
핵심 요약
최대수요전력은 구간 평균 전력 중 가장 컸던 값이고, 기본요금은 이 값으로 정해집니다. 한전 기본공급약관 제68조 제1항은 요금 기준이 되는 달을 12·1·2·7·8·9월분과 당월분으로 못박아 두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여름에 한 번 튄 피크가 올해 여름까지 매달 요금을 붙들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전력비용 · 2026년 8월 25일 · 8분 소요
전기를 아껴 썼는데 기본요금이 그대로인 달이 있습니다. 설비를 하나 줄였는데도 청구서가 꿈쩍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원인은 하나입니다 — 기본요금을 정하는 건 이번 달에 얼마나 썼는지가 아니라, 과거 특정 달에 한 번 찍힌 최대수요전력이기 때문입니다.
최대수요전력은 무엇인가요?
최대수요전력은 일정한 시간 단위로 평균을 낸 전력값들 중 그 기간에서 가장 컸던 값(kW) 입니다. 순간적으로 튄 전류값이 아니라 구간 평균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계량기가 구간마다 평균 전력을 기록하고, 그중 최댓값이 그 달의 최대수요전력으로 남습니다.
사용량을 뜻하는 kWh와 혼동하기 쉽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kWh는 한 달 동안 쌓인 총량이고, 최대수요전력은 그 안에서 가장 높았던 한 지점의 세기입니다. 총량이 줄어도 그 한 지점이 그대로면 최대수요전력은 내려가지 않습니다.
최대수요전력은 15분 단위로 재나요?
"15분 단위"라는 설명이 널리 쓰이지만, 저희는 요금 산정에 쓰이는 최대수요전력의 법정 계량 단위를 한국전력 약관 원문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을 확인된 것처럼 쓰지 않기 위해 이 글에서는 단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저희가 실제로 확인한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 확인한 사실 | 근거 |
|---|---|
| 역률은 30분 단위 누적 계량값으로 계산한다 | 한국전력 기본공급약관 제42조 제2항 (시행 2025.02.01) |
| 한전 파워플래너가 제공하는 부하곡선은 15분 단위(하루 96개 지점)다 | 자사 스크래핑 실측, 고압 AMI 계정 1건, 2026년 6월 관측 |
역률의 계량 단위는 약관에 명문으로 30분이라고 적혀 있는데, 최대수요전력 쪽은 같은 수준의 명문 구절을 찾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단위가 15분이냐 30분이냐보다, 구간 평균이라서 짧게 튄 값 하나로는 잘 안 잡히고 몇 분간 유지된 고부하가 잡힌다는 성질입니다.
어느 달의 피크가 요금 기준이 되나요?
모든 달이 아닙니다. 한국전력 기본공급약관 제68조 제1항은 요금적용전력을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시행 2026년 6월 1일 판본 원문).
최대수요전력을 계량할 수 있는 전력량계를 설치한 고객은 검침 당월을 포함한 직전 12개월 중 12월분·1월분·2월분·7월분·8월분·9월분 및 당월분의 최대수요전력 중 가장 큰 최대수요전력을 요금적용전력으로 하며, 가장 큰 최대수요전력이 계약전력의 30% 미만인 경우에는 계약전력의 30%를 요금적용전력으로 합니다.
즉 후보가 되는 달은 여름 3개월(7·8·9월분), 겨울 3개월(12·1·2월분), 그리고 당월 총 7개뿐입니다.
| 월 | 요금적용전력 후보인가 |
|---|---|
| 12·1·2월분 | 후보 |
| 7·8·9월분 | 후보 |
| 3·4·5·6·10·11월분 | 후보 아님 (그 달이 당월인 경우만 예외) |
이 조항의 직접적인 귀결로, 4월이나 10월에 설비를 시운전하다 피크를 찍어도 그 값은 이후 요금에 남지 않습니다. 반대로 8월에 찍은 피크는 1년 내내 따라다닙니다.
작년 여름 피크가 왜 올해 요금까지 올리나요?
후보 기간이 직전 12개월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8월에 찍은 값은 올해 8월 검침 전까지 계속 후보 목록에 남아 있고, 그 사이 어느 달에도 그보다 큰 값이 나오지 않으면 매달 그 값이 요금적용전력이 됩니다.
저희가 자사 SaaS로 12개 사업장을 전수 대조해 보니, "직전 12개월 전체 최댓값"과 "제68조 기준 7개 후보 중 최댓값"이 모든 사업장에서 같았습니다. 연중 최대가 이미 7·8월 또는 12·1·2월에 몰려 있었기 때문입니다(2026년 7월, 자사 프로덕션 데이터 n=12 관측 기준).
바꿔 말하면 여름과 겨울의 며칠이 나머지 열 달의 기본요금을 결정합니다. 절감 노력을 1년에 고르게 뿌리는 것보다, 그 며칠에 집중하는 편이 효율이 훨씬 높다는 뜻입니다.
적게 써도 기본요금이 안 내려가는 이유는 뭔가요?
바닥값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 제6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후보 중 가장 큰 최대수요전력이 계약전력의 30% 미만이면 계약전력의 30% 가 요금적용전력이 됩니다. 아무리 적게 써도 계약전력의 30%만큼은 기본요금에 깔린다는 뜻입니다.
요금적용전력 후보가 되는 달의 수 (12·1·2·7·8·9월분 + 당월분)
한 번 찍힌 피크가 후보로 남는 기간
계약전력 대비 요금적용전력의 하한선
(한국전력 기본공급약관 제68조 제1항, 시행 2026년 6월 1일)
따라서 조업을 줄여 최대수요전력이 계약전력의 30% 아래로 내려간 공장은, 피크를 더 낮춰도 기본요금이 한 푼도 안 줄어듭니다. 그런 공장에서 손대야 하는 것은 피크가 아니라 계약전력 자체입니다. 두 값 중 우리 공장에서 무엇을 관리해야 하는지는 계약전력과 최대수요전력의 차이에서 갈립니다.
우리가 관리해야 할 피크는 어느 시간대의 피크인가요?
중간부하와 최대부하 시간대의 피크만 관리 대상입니다. 경부하 시간대(22:00~08:00)와 공휴일에 찍힌 최대수요는 요금적용전력 산정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반대로 토요일 피크는 들어갑니다.
2026년 6월 1일 시행 기본공급약관 별표3 제1호 단서 기준으로, 요금적용전력은 중간부하시간대와 최대부하시간대의 최대수요전력 중 큰 것을 대상으로 제68조에 따라 산정합니다. 공휴일의 최대수요전력은 경부하시간대로 계량되어 빠지고, 공휴일이 아닌 토요일은 중간부하로 계량되어 남습니다. 시간대 구분이 있는 계약종별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피크 관리 관점에서 이 단서는 세 가지를 바꿉니다.
- 야간 조업의 피크는 쫓을 필요가 없습니다. 새벽 3시에 아무리 높이 찍혀도 그 값은 기본요금에 남지 않습니다. 야간 피크를 잡겠다고 설비를 도입하면 효과가 없는 곳에 돈을 쓰는 것입니다.
- 부하이동은 두 번 이득입니다. 낮 피크를 야간으로 옮기면 전력량요금 단가가 내려갈 뿐 아니라, 기본요금의 기준값 자체가 산정 대상에서 빠집니다.
- 토요일을 휴일처럼 다루면 안 됩니다. 토요 특근에 설비를 몰아 돌리는 습관은 그 피크가 그대로 요금에 잡힙니다. 임시공휴일도 공휴일이 아니라 평일로 취급됩니다.
우리 공장 최대수요전력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전기요금 청구서와 한전 파워플래너 두 곳에서 확인합니다. 청구서에는 이번 달 요금 계산에 쓰인 값이 적혀 있고, 파워플래너에서는 그 값이 언제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부하곡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피크 확인 순서
- 청구서에서 이번 달 요금 계산에 쓰인 전력값을 찾는다
- 파워플래너에서 최근 12개월 중 7·8·9월과 12·1·2월 부하곡선을 연다
- 경부하 시간대와 공휴일을 걷어낸 뒤 가장 높은 지점을 찾는다
- 그 지점이 어느 날 몇 시였는지 특정하고, 그때 무엇이 동시에 돌았는지 현장에서 확인한다
데이터를 내려받는 구체적인 경로는 한전에서 공장 전력 사용 데이터 받는 법에 정리했습니다.
피크를 낮추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설비를 사기 전에, 언제 겹치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피크는 대개 큰 설비 하나 때문이 아니라 여러 설비가 같은 시각에 겹쳐서 생깁니다. 겹침을 푸는 것은 돈이 들지 않고, 장비를 붙이는 것은 돈이 듭니다. 순서를 바꾸면 손해입니다.
가장 먼저 볼 것은 아침 일괄 기동입니다. 출근 직후 압축기·냉동기·공조를 동시에 켜는 습관은 그 자체로 그날 최고점을 만듭니다. 기동 시각을 몇 분씩만 흩어도 구간 평균이 내려갑니다. 시간대별 단가 구조까지 함께 보려면 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시간대를 참고하시고, 절감 장치 구매를 검토 중이라면 전기절감기는 효과가 있나를 먼저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Sources · 본 글의 근거
- 한국전력공사 기본공급약관 제68조 제1항 (요금적용전력)(시행 2026.06.01)
- 한국전력공사 기본공급약관 별표3 제1호 단서 (공휴일·경부하 계량)(시행 2026.06.01)
- 한국전력공사 기본공급약관 제42조 제2항 (역률 계량 단위)(시행 2025.02.01)
- 한국전력 파워플래너 부하곡선 (자사 관측)(2026.06 관측)
본문의 관측 수치는 자사 프로덕션 데이터 기준이며 전체 사업장에 일반화되지 않습니다. 최대수요전력의 법정 계량 단위는 약관 원문으로 확인하지 못해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약관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최신 판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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